교육에세이
 경호맘
read 17356 vote 0 2010.05.15 (11:27:33)

스승의 날을 맞아 감사의 글을 올려요.

 

잘 지내시죠? 많이 바쁘시겠지만...

경호도 공부 열심히 하고 있고 오매불망 선생님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방학이 되면 선생님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 수업날도 선생님과 쿨하게 헤어져서 왔는데

아무래도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찾아가던 바탕소를 가지 못하게 된 아쉬움이 많이 큰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CD에 담아주신 사진들 감사히 잘 받았어요.

선생님의 정성과 경호의 지나온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더군요.

경호는 바탕소에서 만들거나 그린 작품을 엄마가 와서 봐주기를 간절히 원했었는데

경호의 그런 작은 바램들을 바쁘다는 이유로 무시했던 일들이 많이 후회되네요.

그래도 다행히 사진속의 경호를 보니 엄마가 와서 봐주지 않아도 선생님, 친구들과 완성후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지냈던 거 같아요.

 

바탕소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그 동안의 미안함을 담아서 경호에게 사진첩을 선물했어요.

CD에 담겨진 7세부터의 바탕소 생활 사진들을 모두 현상해서 선생님께서 정리해 놓으신 대로 날짜별로

기록해서 정리했답니다.

컴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은 잘 보게 되지 않구 언제 없어질 지도 모르구....

 

사진첩으로 만들어서 경호 책상에 꽂아두었더니 수시로 빼서 보면서 즐거워하네요.

200장의 사진들을 정리해서 꽂느라 고생했지만 경호의 환한 웃음을 보니 이제야 좀 미안한 마음이

덜해지는 것 같아요.

 

과학과 미술을 좋아하는 경호는 과학에 미술을... 미술에 과학을 나름대로 접목시키면서

즐거워하고 만족해한답니다.

경호가 받고있는 과학수업이 바탕소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가능한 일인 거 같아요.

상상과 예측에 너그럽고 직접 만들어서 실험해보고 스스로 결과를 찾아내보는...

암튼 과학과 미술을 함께 어우르며 즐거워하는 경호에게 바탕소 수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쁨을 지켜주고 싶어요.

 

글이 넘 길어지는데.. 에피소드 하나 말씀드릴께요.

선생님도 잘 아시겠지만 경호는 왼손잡이예요.

사실 7세때 학습지 선생님의 권유(or 강요)로 오른손으로 글씨연습을 한 적이 있어요.

첨엔 불편해도 자꾸 연습하면 학교 들어가기 전까진 고칠 수 있다면서....

경호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기 위해서 힘들어도 참으면서 삐뚤빼둘 글씨를 썼고 저는

선생님과 경호 눈치만 살피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바탕소에서 경호 수업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우연히 선생님이 쓰신 글이 프린트되어

있는 걸 읽게 되었어요. <우세손 이야기>

바탕소의 도움으로 경호는 무의미한 고생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1학년과 2학년때는 한글날행사에서

글씨쓰기 우수상을 받기도 했어요.

 

정교하게 가위질을 하고 조그맣게 접고 붙이고 하는 경호를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나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요.

이제야 감사드리게 돼서 죄송하구요.

 

찾아뵐 때까지 건강히 지내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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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이준호

2010.05.16 (10:25:03)

경호가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사실은 어머님께 감사했어요. 늘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것을 알기 때문이죠.

경호속에 담겨있는 많은 재주와 소질이 서서히 드러나보이면서 늘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때론 자극의 원천이기도 했지요. 저도 작업을 업으로 삼고 있어서인지, 경호의 작업이 오히려 제 작업의 모티브가 된적도 많답니다.

이러니 경호는 친구이자 동료인셈이지요. 좋은 친구.

 

아이들과 작업을 하면서 더러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들이 있어요. 그냥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의 내면을 인정하는 그런 사이. 그리고 서로를  대견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이 말이죠.

 

제 '여덟 살 난 아들'이 가끔 솔직하게 또는 냉정하게 이렇게 말할 때가 있어요. 아빠는 '어린애'라고.

어린 눈에도 아빠가 철없고 허술해 보이나봐요. 그런데 저는 그말이 듣기 좋았어요.  

그냥 아이들과 눈높이에서 격없이 놀 수 있다는게 좋아요.

경호랑도 철없이 그냥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이라는 말은 좀 부담스러워요.

 

어머님의 글을 읽고, 어떤 선물보다도 참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경호에게도 멋진 선물(앨범)을  주셨어요. 경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얼마나 스스로 대견해할지...

 

건강하게 지내고 여름방학에 같이 작업하고 그러면 넘 좋겠어요.

경호맘

2010.05.17 (10:39:24)

선생님의 그런 열린 마음 덕분에 경호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자란 것 같아요.

감사드리구요 선생님과의 소중한 인연...잘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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