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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랑소녀
read 3349 vote 0 2009.12.16 (13:38:41)

혜은이는 6살입니다. 정말 생활이 그림이고 만들기 입니다.
13개월부터 가위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손을 매일 베어 가면서도 숨어서 가위질을 하더라구요..
자기 머리도 자르고.. 이불도 자르고.. 옷도 자르고.. 
집은 항상 그림도구로 어지럽혀 있었죠..
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엄마도 힘들어서 이젠 혜은이가 어지럽히는걸 전처럼 용납할수 없었습니다.
동생이 기어다녔습니다. 물감도 짜먹고  크레파스도 먹고.. 싸이펜도 먹더라구요.. 
물감,파스텔.등의 미술도구가 높이 올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혜은이의 암흑기가 시작됩니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혜은이의 그림은 뚜렷이 정형화가 되더라구요.
나무그림이 항상 똑같고.. 사람도 항상 똑같고..
안타까웠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는 함께 산에가서 나뭇가지도 줍고 나뭇잎고 줍고..솔방울도 주워와서..
나무도 만들어보고.. 또.. 그걸로 사람도 만들어보고.. 
엄마 나름.. 다양하게 노력해 주었습니다.
또 아이가 크면서 유화물감,아크릴물감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육아에 지친 엄마와 함께 혜은이는 어떤 새로운것도 해 볼수 없었죠..

그렇게.. 거의 3년이 흘렀습니다.
그렇다고.. 근처의 미술학원들의 수업 방식은 너무 싫었죠..
혜은이에게 미술은..  자유입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고.. 자기 머리속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방식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과  그림을 그리거나 뭐를 만들때 아이가 제일 행복해 하는 걸 봅니다.
그런 아이에게 미술마저 학원에 보내서 선생님이 시키는 데로 뭔가를 배워오라고 떠밀순 없습니다.

제가 꿈꾸는 바탕소는..
다양한 재료가 널려있는 아이의 작업소가 되는 겁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친구가 되어 주는 거구요..
어린 아이라.. 무엇을 어떻게 다루는지 모르고.. 익숙한 손놀림이 아니기에 도와주는 조력자 이구요..
장소가 낯설고 친구들이 낯설어서   아니면..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라 경직된 아이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손 한번 잡고 등한번 토닥여주는 그런곳이요.. 아이의 마음이 열릴수 있게.. 도와주는..
요즘 엄마들이 이곳이 좋다면.. 그쪽으로 우르르.. 몰려가고.. 또 저곳으로 바꾸고.. 
근데.. 이게.. 아이가 마음을 제대로 한곳에서 열 시간조차 주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는 것은.. 아이가 바탕소에서 맘을 열 시간을 충분히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편한 곳이 되서 집에서 처럼 자유롭게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것을 맘껏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래서 입니다.




덧글 수 : 1

프로필 이미지 이준호

2009.12.16 (14:03:43)

어릴적 혜은이가 작업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이렇게 스스로  작업에 몰입하는 아이에게 교육이라는 것은 오히려 무거울 수 있죠. 어머님 말씀 처럼 바탕소는 한없이 가벼워야 합니다. 맘껏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즐기고 그 안에서 감각적인 사고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가 선생님들이 가져야할 덕목이겠지요.
저도 아이들과 작업을 하다보면 어떻게 아이가 가진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까 고민이 되곤합니다. 물론 긴 시간도 필요하겠지요. 성장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때 그것이 자연스럽게 발견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진짜일테니까요.
하지만, 선생님이  관심을 가지고  보려하지 않으면 그것은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사람을 느낀다는 것은 분명 노력이 필요합니다. 혜은이가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선생님이 받는 최상의 보상일 것입니다. 
성장하는 아이에게서 배우는게 많으니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언가 가르치고 있지만, 사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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