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수업자체가 첫 수업이 되는 교사역할의 입지에서
미리 아이들의 성향을 알아보고 수업계획을 안한건 아니지만
예고된 기일에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실질적인 수업에서는 그러한 기획들은 반영 되질 않았다.
수업은 시작부터 즉흥적으로 진행되었고 나는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그 흐름에 맞춰가기로 했다.
여섯 살 아이들로 동갑내기들이다.
작업실바닥에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비닐이 바닥에 깔려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생각나서 한말이.. “오늘은 특별수업으로 그림이 있는 투명한 집을 만들건데~ 요건 지붕이 될거고
꾸미는 데로 나중에 선생님이 공중에 매달 거야” 라고 했고
아이들은 붓에 물감을 찍어 각자가 그리고 싶은 것 들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나 : 우영이는 건물을 그리는 중이니? 건물들이 여러 개 모여있네?
우영 : 여기는 하늘에 떠있는 집이 예요~
나 : 물고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구나 떨어져서 죽으면 어떡하지
성준 : 물고기 비가 떨어지는 거예요 고기가 떨어지면 여기(분홍색 물감칠 한 것을 가리키며)에서 살아요..
승현이는 다른 아이가 만들어놓은 활을 발견하고는 다른 작업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활 에만 몰입하고 있으며 화살없는 빈 고무줄만 팅기고 있었다.
나 : 슝~ 하고 날라가는 화살을 만들어 볼까?
승현이는 아무 말 않는다.
나는 나무꼬치를 화살마냥 활의 고무줄에 대고 보기 좋게 날려보았다.
(나무꼬치의 폭이 좁고 고무줄에 걸릴 구석이 없다 보니 날리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용도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폼보드에다 화살 하나를 그려서 형태를 알려주었고 화살촉과 깃을 그려보게 하였다.
그리고 꼬치의 뾰족한 부분으로 그린부분을 따기 시작했다.
목표대상인 과녁을 그려나간다...
머리 위 사과라도 맞출 것 같은 승현이의 양궁 시연
(사실 살을 날리기엔 촉의 중심이 너무 가벼웠고 고무줄의 탄성도 약했는데 구조가 다소 명확하지 않았다.)
박스로 집을 구성하기 앞서 테마로 어떤 것이 좋을까 생각하던 참에 성준이는 케이크 우영이는 축구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장식을 빨대랑 스티커로 한다고 해서 나는 찰흙대신에 지점토를 가져다 주었다.
계단케이크?와 왕케이크?
성준이의 왕케이크?에 우영이도 뒤늦게 질세라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한다.
나 : 케이크 완성되면 도넛도 만들고 제과점을 만들어서 요거 다 팔아 부자가 되는 거야 알았지?
성준 : 선생님 제과점보다 빵집 만들고 싶어요
니들이 빵맛을 알아?
비닐로 천막을 쳐서 공간을 만들고 단순히 꾸미는 것에서 빵집을 만드는 계획하에 제조업으로 확장된 구도의 전환은 아이들의 생각에서 부합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빵집을 오픈하기도 전에 과정작으로 연구수업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첫 수업이기도 했고 짧은 시간 내에 결정 되어 수업은 다소 노멀하게 진행이 되었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수업진행에 대한 감이란 걸 알았는지 재차 수업을 한다면 전혀 다른 구도로도 얼마든지 접목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각자의 느낌들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간다면 아이들의 감성과 창작에 대한 욕구는 더욱 풍성해 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