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어린이날다 전시
과천 시민회관 갤러리 마루, 아라

사람에게는 누구나 예술가의 시기가 있습니다. 사회나 관습의 요구에 따르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말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아이들 시절이 바로 그 것입니다. 아이들의 이 타고난 자연스러움과 생명력은 의식적으로 사회의 관습을 거부하고 넘어서려고 하는 예술가들에게 끊이지 않는 영감을 줍니다.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이 공통점 덕에 이 둘은 멋진 짝이 됩니다.

우리는 좋은 교육은 가르침이 우선이 아니라 좋은 만남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환경과 교감하며 드러나는 아이들의 풍성하고 섬세한 표현들을 무시하거나 놓치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잘 끌어안아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표현이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 받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의 성장과 함께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잘 보존하고 키워나갈 것입니다. 한편, 아이들이 발산해내는 왕성한 표현의 에너지는 창작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는 최고의 생산적인 자극이 됩니다. 이들은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회복하려고 했던 모습을 발견해내곤 합니다.

이런 멋진 만남의 한 조각이 <어린이날다> 전시를 통해 소개됩니다. 아이들의 작품은 몇 가지 테마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아이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표현은 무척 다양하고 풍부한 스타일을 보여주며 감상자로 하여금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에서 드러나는 감성은 매우 독자적이며 어른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존중받고 이해되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펼쳐놓게 되는 생명력과 열정 또한 고스란히 작품들 속에 녹아 있습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창작환경 속에서 드러나는 아이들의 표현양식이 과거의 미술보다는 현대미술의 양식을 더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은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성장리듬을 반영한 교육과정이 결국은 아이들로 하여금 동시대 문화와 소통하는 감각을 더욱더 생생하게 일깨워 줄 것입니다.

전시명 : 아이를 닮은 예술가와 예술가를 닮은 아이들의 만남
일시 : 2013년 2월 12일 ~ 2013년 2월 19일
장소 : 과천 시민회관 갤러리 마루, 아라
기획 : 바탕소창작소네트워크
후원 : 바탕소, 과천바탕소, (주)나무와 사람들
참여 작가 : 박현복, 여정일, 오세린, 이선제, 정민정, 조원형, 과천바탕소 아이들